내달부터 새로운 전화요금이 적용되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까.
정보통신부는 이번 전화요금 조정으로 국민부담이 연간 1천5백억원 가량 줄어든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가입자들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다르다. 전화가입자가 시내전화나 시외 국제전화중 어떤 전화를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또 통화를 짧게 하느냐 길게 하느냐에 따라 조정된 요금체계가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서 주로 쓰는 시내전화료가 3분 한통화당 41원60전에서 45원으로 올랐고 대신 시외 국제전화료와 휴대전화 요금이 9.3∼12.7% 내렸다.
이에 따라 일반전화 가입자의 경우 전화요금에서 시내전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대도시 가정과 PC통신 인터넷 이용자들은 당연히 요금부담이 늘어난다.
네티즌들은 전용망(014XX)을 이용한 PC통신요금은 동결됐지만 고속 PC통신이나 인터넷을 즐기려면 어차피 일반전화를 이용해야 하므로 요금부담이 커진다.
반면 상대적으로 시외전화 이용이 많은 중소도시 및 농어촌 가입자, 업무상 시외 국제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기업들은 전화요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4백만명을 넘어선 휴대전화 가입자도 기본료와 통화료를 합쳐 12.7% 인하돼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게 됐다. 통신 업체들도 이번 전화요금 조정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이번 전화요금 조정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통신. 시내전화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통신은 가만히 앉아서 연간 1천억원 이상 매출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통신은 『요금이 인상됐지만 시내전화 원가보상률이 87% 밖에 안돼 시내전화사업이 적자를 면하려면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전화요금을 자체 결정으로 조정할 수 있는 데이콤은 경쟁업체인 한국통신이 시외 국제전화요금을 내림에 따라 다음주 중에 요금인하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통신보다 싼 요금을 제시할 계획이지만 과거보다 요금격차가 줄고 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외 국제전화 사업권을 받아놓고 아직 상용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한 온세통신은 앉아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타격을 입게 됐다.
휴대전화의 경우 SK텔레콤이 요금을 내렸지만 신세기통신과 개인휴대통신(PCS)업체들은 요금이 더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분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통화료는 그대로 두고 기본료만 SK텔레콤에 맞춰 1만8천원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요금은 10월부터 PCS업체들이 상용서비스에 들어가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돼 이 과정에서 요금이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김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