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아라」. 모든 투수에게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초구 스트라이크. 17일 신시내티전에서 박찬호는 이 「철칙」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날 박찬호는 54명의 타자를 맞아 볼넷없이 6개의 안타를 내줬으나 6개 안타 모두가 초구로 볼을 던진 이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맞은 안타였다. 박찬호는 2회 6번 너낼리에게 연속 볼 2개를 던져 0―2의 볼카운트에서 오른쪽 안타를 맞았고 3회 샌더스, 4회 분에게 연속 볼 2개를 던진 뒤 안타를 허용했다. 6회 4번타자 페레스에게 내준 홈런은 더욱 안타까웠다. 박찬호는 연속 3개의 볼을 던져 궁지에 몰리자 시속 1백55㎞에 달하는 빠른 직구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집요하게 커트로 맞선 페레스에게 9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며 3점 홈런을 맞은 것. 지난 12일 시카고전까지 박찬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을 경우 피안타율이 0.158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초구를 볼로 시작했을 경우 피안타율은 0.253이었으며 연달아 볼 두개를 던졌을 때의 피안타율은 0.400까지 치솟았다. 올시즌 15승을 노리는 박찬호. 그에겐 어느때보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은 과감한 정면 승부가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