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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흉작 우려…엘니뇨영향 수개월씩 이상가뭄

입력 | 1997-08-18 20:20:00


통화위기로 시달리고 있는 동남아국가들이 이번에는 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가뭄으로 농업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18일 동남아국가 언론들에 따르면 이상가뭄이 가장 심한 지역은 인도네시아 군도. 상품거래인들은 엘니뇨현상으로 커피 옥수수 코코아 등 작물의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거래인은 남수마트라의 커피주산지인 람풍지역에는 두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몇년만에 최악의 한발이 우려되는 필리핀의 경우 전국의 농가들이 수백개의 우물을 파고 있다. 필리핀 농업부 관리들은 최근 몇주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모심기를 하지 못한 쌀재배 농가들이 정부에 인공강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기상청은 전국의 주요 댐들의 수위가 최근 몇 달 동안 평균 이하의 강우량으로 정상수준보다 훨씬 떨어졌다고 밝혔다. 세계최대 쌀수출국인 태국은 주경작지인 중부와 북부지방의 가뭄이 심해 한동안 흉작을 우려했으나 최근 내린 상당량의 비로 한숨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학자들은 동남아의 한발은 엘니뇨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엘니뇨현상은 태평양상에서 이상 난기류가 결집돼 생기는 것으로 2∼7년을 주기로 생성된다. 이 현상은 북반구의 여름에 시작돼 길게는 22개월까지 지속되며 어떤 지역에는 한발을, 또 다른 지역에는 폭풍과 홍수를 몰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