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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외국수익증권 투자]환율변동 추이 잘 살펴야

입력 | 1997-08-25 08:04:00


사업을 하는 K씨(44)는 햇병아리 주식투자자. 올해초 여유자금 5천만원으로 주식을 사봤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형 우량주를 사면 중소형 개별종목이 오르고, 기다리다 못해 중소형주로 바꿔타면 이번에는 대형주가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결국 석달만에 1천만원을 까먹었다. 속이 상해 손을 떼려는 참에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가 외국수익증권을 권했다. 「외국수익증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망설였지만 속는 셈 치고 남은 돈 4천만원을 맡겼더니 4개월만에 11.2%의 수익을 냈다는 반가운 소식이 왔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이 올라 원화로 계산하면 수익률이 11.9%나 된다는 게 아닌가. 가입할 때 수수료로 낸 60만원을 빼고도 벌써 4백여만원을 번 셈. 요즘처럼 환율이 오를 때는 K씨처럼 달러 등 외화베이스로 운용되는 외국수익증권을 사둔 사람들은 2중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다. ▼외국수익증권이란〓외국의 유명 투자신탁회사들이 운영하는 수익증권(펀드). 고객을 대신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돌려준다는 점에선 국내 투신사들이 팔고 있는 수익증권과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전 세계 증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달러화 등 외국 통화로 운용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라 원화표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가입할 때 판매를 대행하는 국내 증권 또는 투신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도 다르다. ▼국내 판매현황 및 가입절차〓LG증권이 지난 4월17일 메릴린치 수익증권을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 곧이어 쌍용투자증권이 템플턴펀드 판매에 나섰고 대한투신(슈로더) 선경증권(피델리티) 한국투신(머큐리) 등도 최근 판매 대행을 시작했다. 이밖에 대우 대신 동서 현대 등 대형 증권사들도 슈로더 HSBC 베어링 등 외국수익증권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수익증권을 사려면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갖고 판매대행사 영업점에 가 계좌등록 신청서와 매매거래설정 약정서를 작성하고 원화를 입금하면 된다. 단 최소 투자금액은 △템플턴과 피델리티펀드가 각각 1백만원 △메릴린치펀드 3백만원 △머큐리펀드 4백50만원 △슈로더펀드 5백만원 등. 판매수수료도 가입금액의 1.0∼5.5%로 제각각이다. 그러나 중도해약시 환매수수료는 없고 같은 투신사 수익증권이라면 펀드간 전환도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 ▼수익률〓선진국과 남미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 높은 수익을 냈다. 주로 하락폭이 컸던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비전펀드는 판매개시일 이후 지난 19일까지 26.3%(외화기준)의 수익을 올렸다. 미국의 첨단기술 관련주에 운용되는 테크놀로지 펀드의 수익률도 21.3%. 이밖에 내재가치형(18.4%) 남미성장형(17.1%) 등도 고수익을 냈다. 템플턴펀드에서는 중국 홍콩 대만증시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가 판매개시일(4월21일)이후 지난 14일까지 13.1%의 수익을 냈고 글로벌 그로스펀드도 11.6%의 수익을 올렸다. 슈로더펀드는 지난 7월21일 이후 한달동안 영국 우량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영국펀드가 2.9%의 수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수익률이 저조한 편이었다. ▼주의할 점〓외국 펀드도 국내 수익증권과 마찬가지로 주식형과 채권형이 있다. 그러나 채권형의 과거 수익률은 국내 상품보다 낮은 것이 보통. 우리나라의 금리가 외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형보다는 주식형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외국수익증권은 국내 수익증권에 비해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진다. 자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데다 원화에서 외화로,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 외국수익증권을 사거나 환매하는데는 보통 5일정도 필요하다. 고객이 투자 또는 환매를 결정한 시점과 매매가 체결되는 시점이 다른 만큼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가장 주의할 대목이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