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태극기를 발견한 순간 기쁨과 허탈함이 교차했습니다』 이달초 1882년 10월2일자 일본 「시사신보(時事新報·1936년 폐간)」에 기사와 함께 실린 가장 오래된 태극기의 그림을 찾아낸 태극기 마니아 宋明鎬(송명호·47·서울시 총무과)씨는 1백15년만에 귀중한 역사적 사료를 발견한 순간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쁘다는 생각보다는 일본의 일간지에 실려 천하에 공개됐던 것을 왜 지금껏 알아내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더 강하게 들었다는 것. 오래전부터 국기에 관심을 가져 1백여가지의 사진자료와 관련서적 등 태극기의 변천사를 소상히 알고 있는 그는 『朴泳孝(박영효)가 처음 태극기를 그린 것은 1882년이므로 그 당시의 자료가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올해 1월부터 맘먹고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뜻밖에도 PC통신 대화방에서 시사신보에 관한 유력한 힌트를 얻어 최초 태극기 발굴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였다. 그러나 1882년 8월의 시사신보를 모두 들춰봐도 헛수고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신문이 연대는 서기를 사용하면서도 날짜는 음력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송씨는 태극기에 대한 주역식 해석이나 태극기의 모양을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주역식 해석을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태극기의 형태를 바꾸자는 논의는 태극기에 대한 모독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태극기 연구를 계속할 계획인 송씨는 『이번에 찾아낸 태극기 그림을 포함, 지금까지 모은 태극기 변천사를 정리하고 시대별로 모아 작은 도록으로 꾸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