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공연됐던 연극중에 가장 빼어난 작품들을 싼값에 다시 볼 수 있는 서울연극제가 30일∼10월15일 열린다. 올해 21회째로 실연심사를 거친 5개의 작품과 희곡심사를 통해 뽑힌 3개 작품이 공식참가작이며 9개 자유참가작이 연극동네의 축제분위기를 돋울 예정. 30일 오후4시와 7시반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막축하공연으로 선보이는 「불의 가면」은 올해 전국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극단 현장(경남 진주)의 작품. 권력과 지식의 변증법적 대립구조를 끓어오르는 힘과 광기로 표현해냈다. 9월 첫주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지피족들」(76단)은 지하철 역을 스치고 지나가는 떠돌이들의 모습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연극. 지피족들은 지하철에 사는 인간군상을 지칭하는 조어인데 91, 96년에 이어 세번째 공연되는 올해는 사회와의 연결끈을 놓아버린 사람들이 누리는 정신적 자유에 초점을 맞췄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지하철역에서 혼자 떠드는가 하면 인질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9월1일 오후7시반, 2∼5일 오후4시반 7시반, 6일 오후3시 6시. 02―3672―1991 문예회관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남에서 오신 손님」(극단 뿌리)은 분단으로 인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희생되는 인물을 다룬 블랙코미디다. 박희준 작 김도훈 연출. 중학교 역사교사가 베를린 여행중 북한에 납치된다. 미모의 북한여성과 강제로 결혼까지한 그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며 극도의 자기분열을 겪는데…. 9월2∼15일 월∼토 오후4시반 7시반,일공휴일오후3시 6시. 02―743―3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