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서석재(徐錫宰)의원의 행보가 부쩍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말 경선 후 한달간의 침묵을 깨면서 『이제 사람들을 만나겠다』고 선언한 뒤 과거 정발협에 몸담았던 민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분주히 접촉하고 있다. 후보교체 공론화주장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도 지난 1일 서의원이 주선한 정발협 상임집행위원 모임에서였다. 서의원은 2일에도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김덕룡(金德龍)의원과 잇따라 회동, 당이 처한 어려움의 극복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다. 현 정국을 바라보는 서의원의 문제의식과 해결의지는 상당히 심각하고 단호하다. 여간해서는 명료하게 의사표현을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는 얘기다. 서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지난 92년 경선 때도 후유증이 컸지만 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야당후보를 8%이상 계속 앞질렀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율이 반등될 기미가 거의 없는데다 추석연휴가 지나면 여론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대표불가론」을 폈다. 서의원은 당총재인 김대통령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대표를 도와줘야 한다는 김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며 그래야 당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서의원이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서의원은 김대통령을 설득하기에는 아직도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는 것 같다. 이대표를 향한 「김심」이 요지부동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의원은 김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지시를 받고도 『지금은 때가 아닌데…』하며 망설이고 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