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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수녀 타계/金추기경 애도편지]순수영혼 영원할 것

입력 | 1997-09-07 09:11:00


『마더 테레사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는 것은 깊은 슬픔이었습니다. 저는 총장수녀님과 공동체의 모든 회원들에게 저의 진심어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테레사수녀의 서거소식이 알려진 6일 아침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은 침통한 마음으로 서울 명동성당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았다. 어머니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 인도 캘커타 「사랑의 선교회」 총장수녀 앞으로 위로의 편지를 쓰기 위해서였다. 김추기경은 이 편지에서 『수녀님의 죽음은 수녀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있는 음성으로 남을 것이며 특별히 그분의 부드럽고 사랑어린 보살핌을 받던 이들의 가슴 속에는 더욱 그럴 것』이라며 테레사수녀를 추모했다. 김추기경은 『테레사수녀님이 가난한 이들과 병든 이들을 돌보는 일에 생애를 헌신한 것은 오직 주님을 따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산 성녀로 칭송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헛된 명예욕에 흔들림없이 결곡한 삶을 살았던 테레사수녀의 뜻을 기렸다. 김추기경은 『여러분이 테레사수녀님이 사셨던 삶처럼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과 특별히 하느님 아버지께 돌아가도록 준비해주어야 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치유의 은총을 나누어주도록 사랑의 영(靈)으로 그 일을 계속해 나가시리라 확신한다』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 편지는 8일 인도로 조문을 떠나는 한국 「사랑의 선교회」수녀들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김추기경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삼선1동 「사랑의 선교회」2층 경당에 마련된 테레사수녀의 분향소를 방문, 국화 한송이를 바치고 5분간 기도를 했다. 김추기경은 이어 선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장애 신체장애자 16명의 손을 일일이 잡아 주고 머리를 어루만지며 테레사수녀를 회상했다. 『81년 테레사수녀를 우리나라에 초대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어요. 통제가 안될 정도였죠. 그때 느꼈어요.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은 「진실된 것」 「사랑」 그런 것들이구나 하고요』 척추마비 장애자 정영택씨(세례명 요셉)가 『좋은 사람은 왜 그렇게 일찍 가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자 김추기경은 『여든 일곱살이면 살 만큼 사셨지…』라며 위로했다. 테레사수녀의 추모미사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거행된다. 〈정은령·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