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부터 계속돼온 「얼음골 가족호텔」을 둘러싼 찬반논쟁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이스밸리 가족호텔(회장 유장선)이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천5백㎡에 객실 45개인 호텔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달말 영업을 시작하기로 한데 대해 밀양지역 3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얼음골살리기 공동대책협의회」(위원장 조천제)가 전면 반대에 나섰기 때문. 공동대책협의회는 『호텔을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해야 한다』며얼음골을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을벌여 이미 1만여명의서명을받아놓았다. 호텔측이 환경문제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주장하지만 △오폐수 방출 △냉난방 △지하수 굴착 △차량 통행 등으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얼음골의 신비한 자연현상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이 공동대책협의회측의 지적이다. 이에 대한 호텔측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골조공사만 끝난 상태에서 건축주의 자금부족으로 6년동안 방치돼 있던 흉물을 인수, 수십억원을 투자해 건물을 단장한 「공로」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채 공동대책협의회가 여론재판식으로 몰고가는데 따른 불만이 적지않다. 호텔측은 관련법규를 철저히 지켰을 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 오폐수처리시설을 도입하고 지하수도 4백m나 떨어진 곳에서 굴착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폐수배출이 많은 공동목욕탕을 계획에서 빼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만큼 호텔 개장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87년 경남도가 공원계획을 짜면서 얼음골 입구에 호텔부지를 마련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는 최근 밀양시가 도비로 호텔건물을 인수, 전시관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건의한데 대해 『의회에서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예산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밀양〓강정훈기자〉 ▼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 ▼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경남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재약산 중턱에 있다. 최근 한일 합동연구팀이 현지조사를 펴고서도 신비한 여름 결빙현상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얼음골 바위틈 속의 얼음은 무더위가 시작되는 음력 4월초순부터 8월중순까지 유지되다 날씨가 추워지면 없어진다. 산기슭 전체에서 냉기가 흘러나와 한여름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