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지하철 철도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카드가 쓰인다. 특히 프랑스 파리는 통합카드가 가장 잘 발달된 도시로 「오렌지 카드」가 대표적이다. 오렌지 카드는 바탕색이 오렌지색인데서 연유한 것으로 카드 오른쪽에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붙이게 돼 있다. 이 카드만 있으면 파리에서의 일상 교통문제는 거의 해결된다. 파리에서 지하철 1구간 1회 승차권은 8프랑(1천2백60원 정도)으로 비싼 편이다. 그러나 오렌지카드는 사정이 다르다. 파리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1구역 한달 이용권이 2백34프랑(3만6천9백원 정도)에 불과하다. 1구역 내에서는 하루에 몇번이고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싸기 때문에 파리시민의 70% 이상이 이 카드를 이용한다. 오렌지카드는 버스 지하철 고속전철을 통합 운영하는 파리교통공사(RATP)가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76년부터 도입했다. 파리에서 오렌지카드가 사랑을 받는 이유를 뒤집어 보면 철도 지하철 버스를 연결하는 환승체계가 잘 돼있기 때문. 파리시는 과거 라데팡스 생드니 등 위성도시들을 건설해 금융 산업 등 도시기능을 해결해 왔다. 이 때문에 파리 도심과 이들 도시를 빠르게,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일이 필수적이었다.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