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의 공동 이해당사국인 한국을 배제한 채 양국간 어업협정 및 배타적 경제수역(EEZ)획정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양국은 3일 잠정어업협정안(案)을 타결, 북위 30도40분과 27도 사이는 각각의 연안으로부터 52해리까지를 EEZ로 인정하고 그 바깥 수역은 공동어업관리수역(공동수역)으로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영유권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은 댜오위도)문제를 피하면서 양국간의 이해를 잠정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과 공동수역에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한국과의 협상에서 독도문제 타결방안으로 제시해온 공동수역안을 관철시키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중국도 지난해 5월에 설정한 직선기선에 대해 한국이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 한국과의 어업협정체결과 EEZ획정 협상에 이를 이용하려고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한국이 주장해온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공동원칙설정 주장을 외면한 비합리적이며 불법적인 처사이다. 동중국해에서의 어업 및 EEZ획정 협상은 복잡한 양국간 협상보다는 모든 이해당사국이 참여하는 3국협상을 통해 일괄적으로 문제를 타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그 공동수역 일부는 한국의 2백해리 EEZ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 주장할 수 있는 권원(權原)을 무시한 것이다. 이는 유엔 해양법 정신과 규정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한국을 배제한 이러한 공동수역 합의는 인정될 수 없다. 동북아시아의 해양질서도 어디까지나 국제법상의 일반원칙이 존중되는 선에서 형성돼야 한다. 정부의 현명한 외교적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