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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아파트 구조변경 원상복구]이행률 2.2% 그쳐

입력 | 1997-09-22 07:44:00


서울시내 각 아파트단지에서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력벽(耐力壁)을 없애 거실을 늘리는 등 내부구조를 불법으로 바꾼 아파트에 대해 서울시가 강력하게 원상복구를 추진하고 있으나 해당주민들은 대부분 이에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서울시내의 원상복구대상 아파트 3만5천4백97가구 중 원상복구를 제대로 한 아파트는 8백6가구로 2.2%에 그쳤다. 아파트 내부구조 변경을 자진신고한 주민은 서울시내 전체아파트의 11%에 불과했다. 이들은 『복구대상행위를 하고도 신고조차 안한 집들이 많은데 자진신고를 한 주민들만 제재를 받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원상복구 명령에 불응하고 있다. 시는 원상복구 명령 거부자들을 고발조치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현황〓서울시는 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를 계기로 공동주택 무단 구조변경의 위험성이 부각됨에 따라 자치구별로 96년 11월부터 연말까지 자진신고를 받았다. 접수된 8만7천3백54건중 허용대상이 5만1천8백57건, 금지대상행위는 3만5천4백97건으로 분류됐다. 금지대상 구조변경행위는 △보(堡)나 기둥 등 주요구조부 철거 9건 △비내력벽의 신축 및 이동 2천1백89건 △발코니 바닥높임 3만3백51건 △기타 2천9백84건 이었다. ▼사례〓서울시는 금지대상 행위중 내력벽 등 주요구조부에 대한 훼손행위에 대해서는 지난 4월까지 원상복구할 것을 지시했으나 아직까지 3건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아파트는 중랑구 면목동 용마금호아파트 2가구와 도봉1동 서울가든아파트 1가구. C씨의 경우 작은방 벽의 문을 넓혀 쓴 행위와 다락 출입구 확장 등이 적발돼 벽은 원상복구를 했으나 다락 출입구는 그대로 방치한 상태다. 서울가든아파트의 경우 두가구의 벽을 3m 길이로 잘라내 한가구로 합친 경우로 7월말 부과된 과태료를 아직까지 납부하지 않았다. 이밖에 서울시는 비내력벽을 신축하거나 옮긴 경우는 9월말까지, 돌과 같은 중량재를 사용해 발코니 바닥을 높인 경우는 올해말까지 시정조치토록 했다. ▼대책과 문제점〓그러나 서울시의 조치는 사생활 침범을 이유로 현장조사 및 확인이 곤란, 자진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 현재 1백50만원 이하를 받도록 돼있는 벌금과 6개월에 한번씩 15만∼20만원만을 받도록 돼 있는 이행강제금은 너무 적어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제금을 내고 현재대로 편리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미 「구조안전 점검공무원에게 공동주택 출입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한 해당 아파트 과세표준액의 1∼3%만을 내도록 한 건축법상 이행강제금을 높여 이행강제금 산정요율을 5∼10%까지 늘릴 것도 건의했다. 한편 발코니 바닥을 높여 거실로 사용하는 아파트 구조 변경에 대해서는 건물 안전을 이유로 원상회복을 주장하고 있는 건설교통부와 원상회복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무리하게 원상 복구할 경우 오히려 구조물 안전에 영향을 준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