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야구명문 신일고와 휘문고의 명암이 올시즌 극명하게 엇갈려 화제가 되고 있다. 신일고는 프로야구 쌍방울감독을 지낸 한동화씨를 지난해 감독으로영입,올시즌청룡기봉황기대회 2관왕을 거머쥔 무적군단. 지난 8월 캐나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경기 연속홈런을 날리며 MVP에 오른 대표팀 에이스 봉중근이 투타에서 맹위를 떨치고 안치용 현재윤 김광삼 등 거포들이 상위타순을 꽉 메우고 있다. 장충고 정기조감독은 20일 개막된 제51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에서 신일고와 맞붙게 되자 『콜드게임패만 아니면 만족』이라고 실토했을 정도. 이에 맞서는 휘문고는 지난해 대통령배 청룡기 2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당시 전력을 그대로 보유, 「스타군단」 신일고에 대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휘문고는 올해 뚜껑을 열자마자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채 급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학진학을 앞둔 손용수(내야수) 박용태 유재웅(이상 외야수) 등 3년생 트리오가 지난 봄 고려대 진학을 결정하면서 팀 분위기가 깨지고 만 것. 지난해 초고교급 유격수 손지환이 연세대에 가등록하고도 프로야구 LG로 진로를 바꾼 것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까지 냈던 이명섭감독으로선 졸업예정 선수들의 조기 진학결정이 달갑지 않은 일. 이에 따라 이감독은 이들 세 명을 8월 봉황기대회서부터는 아예 출전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강력한 징계를 내렸고 이 여파가 팀전력 약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