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남과 여」에 등장하는 사랑은 꿈결같이 아름다운 「동화속 사랑」이 아니다. 앞뒷집 사람들이 겪는 시시콜콜한 인연, 애증, 지지고 볶아 지겹기까지 한 「징한 관계들」, 어떨땐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현실속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첫번째 이야기는 짝사랑. 웨딩 이벤트 회사에 다니고 있는 홍성기씨는 미혼이면서도 벌써 1백번이 넘는 무수한 결혼식을 치러냈다. 그는 그중 97번째 결혼식을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는 한 여인을 만났기 때문. 그의 97번째 손님은 물론 결혼을 앞둔 사람이었다. 그러나 부모가 없고 남편될 사람은 지방에 있어 혼자서 결혼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홍씨는 그녀에 대한 연민으로 결혼준비를 도와주는데 정성을 쏟는다. 하지만 처음에는 단순한 연민이었던 마음이 점점 사랑의 감정으로 바뀌게 되는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조차 못한 채 그녀의 결혼식을 준비해야 했던 홍씨의 모습이 애잔한 인상을 남긴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여령씨. 3년전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씨는 매일 찾아와 피자를 시키고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앉아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한달 뒤 김씨는 그 남자 구씨로부터 사랑고백을 받게 되고 드디어 사랑이 시작된다. 그러나 구씨에게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10월에 결혼날짜를 잡기까지 김씨가 겪어야 했던 온갖 곡절을 들어본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