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에는 평상복치고는 다소 화려하다 싶은 옷들이 눈에 많이 띈다. 활동성있고 심플한 디자인의 평상복에 고급스러운 소재와 손이 많이 가는 섬세한 장식을 사용해 파티복이나 예복 같은 느낌을 주는 옷들이 늘어난 것. LG패션 패션정보실 전영이실장은 원래 이브닝드레스 등의 파티복이나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에 주로 쓰이는 소재와 장식이 평상복에 대거 등장한 것을 올 가을의 특징적인 유행경향으로 꼽고 있다. 장식적인 요소로 대표적인 것은 스팽글 비즈 자수 코르사주 등. 납작한 반짝이 장식인 스팽글은 톱이나 원피스의 목선, 스커트의 아랫단 등에 쓰여 화려함을 더해준다. 특히 실크 시폰 등 얇은 소재 위에 손으로 직접 스팽글을 단 섬세한 느낌의 옷도 선보였다. 스팽글 사이사이에 작은 구슬장식인 비즈를 함께 다는 경우도 많다. 수공예자수 또는 기계자수는 니트스웨터 카디건 원피스 스커트 바지 등에 장식요소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꽃 나뭇잎 나뭇가지 등을 표현한 자수무늬가 많은 것이 특징. 자수에 광택사를 섞어 짜 화려한 파티복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우아함을 더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꽃장식인 코르사주도 고급스러운 질감의 벨벳으로 만들거나 스팽글을 이어붙여 화려하게 만든 것이 많다. 옷의 소재 역시 벨벳 새틴 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천이 강세다. 이번 시즌에는 가을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부드러운 벨벳의 독특한 변신이 특히 눈에 띈다. 무늬만 남기고 원단의 표면을 태운 것처럼 가공한 번아웃 벨벳이 블라우스 스커트 원피스 재킷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번아웃 벨벳 중에서는 속이 살짝 비쳐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많다. 화려함을 한껏 살리기 위해 천 위에 무늬를 따라 벨벳과 광택사를 함께 짜넣어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효과를 내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새틴 소재의 재킷 스커트 바지 등은 너무 번쩍거리지 않도록 광택을 줄이는 처리를 해 한결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졌다. 새틴 위에 손이 많이 가는 꽃무늬 자수를 놓기도 해 소재의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져 보인다.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