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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장득성/NGO「개도국 돕기」나서자

입력 | 1997-09-27 08:53:00


유엔개발계획(UNDP)의 최근 보고서에는 선진 20개국 비정부기구(NGO)가 개발도상국에 공여한 원조액이 기록돼 있다. 아일랜드가 국민총생산의 0.1%를 원조해 1위, 네덜란드와 노르웨이가 공동 2위(0.09%)에 올랐고 다음은 스위스(0.06%) 영국 캐나다(0.05%) 미국 스웨덴(0.04%)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0.01%)이 포함됐다. 한국은 유감스럽게도 올라 있지 않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각종 규제가 제거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상대적으로 비정부기구의 몫이 증대되고 있다. 선진국 시민들은 개발도상국 지원에 앞장서 정치 외교 무역 등에서 야기될 수 있는 국가간 갈등을 해소 또는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어떠한가. 정치인 관료 기업인 국민들이 언제부터인가 한결같이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는 수출이 늘고 학자 예술인 운동선수 등이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는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은 선진국 정부와 국민들이 지구촌 빈곤퇴치와 공영을 위해 개발도상국 지원을 의무시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외면한 채 세계를 누비며 돈을 마구 쓰고 예절없이 행동하고 있다. 국가정체성과 수출상품의 경쟁력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 전혀 다른 길을 걸은 테레사수녀와 다이애나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애도를 받은 것은 생명에 대한 깊은 사랑의 실천과 제삼세계 불우 어린이들에게 쏟은 가식없는 진정한 휴머니즘 때문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60년 역사의 플랜 인터내셔날은 비정부개발구호기구로 연간 미화 3억달러(약 2천7백41억원)의 예산으로 제삼세계 40여개국을 원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70년대말까지 30여년간 2백40억원을 지원했다. 이 기구의 한국위원회가 발족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놀랍게도 각계층의 많은 시민들이 여기에 동참,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여러 나라의 굶주리는 어린이를 돕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을 포함한 지도층의 참여가 낮아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광복후 30여년간 여러 우방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조건없는 일방적인 도움을 받았다. 그들이 쓰고 남은 돈으로 우리를 도운 것이 아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한 사랑을 실천했을 뿐이다. 이제는 그 사랑을 갚을 때다. 장득성(플랜 인터내셔날 한국위원회 개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