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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방북허가 못받은 홍지선 貿公북한실장

입력 | 1997-10-08 19:52:00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지선(洪之璿·52)북한실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북한통. 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 쌀협상을 막후에서 성사시켜 남북문제의 「해결사」로까지 불리던 그가 7일 북한주민접촉신청을 거부당했다. 통일원의 표면적인 거부배경은 「북한주민을 만나고도 결과를 보고하지 않는 등 교류협력사업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것. 그러나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방북결과를 성실히 보고하지 않거나 승인없이 북한주민을 만난 사례가 많았던 것을 감안할 때 이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홍실장이 별도의 채널을 통해 대북사업을 추진, 「미운 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실장은 73년 무공 입사 이후 빈 무역관 근무를 빼면 줄곧 북한 등 사회주의권 업무에 매달려왔다. 동유럽지역 무역관 설립에 크게 활약한 공을 인정받아 고속승진을 거듭, 입사동기보다 호봉이 4년 정도 높다. 그러나 대북(對北)업무의 특성상 활동내용을 사장과 북한실 측근 외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보니 안팎에서 욕도 먹는다. 홍실장은 통일원의 결정 직후 『대북사업엔 인맥이 중요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94년부터 추진, 올해 개설키로 북측의 양해를 얻어낸 나진선봉 무역관 개설이 뜻하지 않은 난관을 만났기 때문이다. 홍실장은 그러나 『해외주재원 등 우리직원 60여명이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경신했기 때문에 아주 물건너 간 것은 아니다』고 북한 무역관 개설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