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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초점/통일외무위]『反美감정 대책 있나』

입력 | 1997-10-08 19:52:00


7,8일 이틀간 워싱턴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통일외무위의 국정감사는 여느 때보다 대북(對北)공조가 요구되고 있는 한미관계가 경제적으로 싸늘하게 냉각되고 있는 이중적인 현실을 점검했다. 신한국당의 이만섭(李萬燮)의원은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위반 논란이 있는 미국의 슈퍼301조 발동은 자국의 이익만 앞세운 강대국의 횡포』라면서 『이로 인해 미국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또 미국산 쇠고기의 병원균 오염파동에 대해 『미국이 전문가팀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우리 정부의 검역결과를 못 믿겠다는 뜻이냐』면서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 박건우(朴健雨)대사는 답변에서 『이번 자동차협상은 견해차가 거의 좁혀질 듯한 순간도 있었다』며 협상결렬에 아쉬움을 표시한 뒤 그러나 『미국이 계속 수용불가능한 요구를 해오고 일방적인 보복조치를 취한다면 우리측도 WTO에 제소하는 등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대사는 또 『미국은 한국에 수출한 쇠고기에 문제가 발생해서 미안하다는 입장이지, 고자세로 「계속 사라」는 태도는 아니다』고 최근 미국 농무장관과의 면담내용을 밝히면서 『병원균 검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건강을 해치는 쇠고기를 사들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같은 박대사의 답변에 자민련의 박준규(朴浚圭)의원은 『외교당국이 우리의 힘을 너무 과신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미국만 탓할 게 아니라 각종 로비와 홍보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 충분히 전달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박의원은 나아가 최근 LA타임스보도를 인용, 『미국내에서 한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경사(傾斜)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외교 우선순위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다른 의원들도 최근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반미감정을 점증시켜 국민들이 미국보다 중국을 중시하게 될 가능성을 전망 또는 우려했다. 박대사는 『몇년전 주중대사가 「한국은 이제 미국에만 의존할 때가 지났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미측으로부터 문의가 쇄도한 적이 있었다』면서 『한미동맹관계는 어떤 특정국과의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며 통일될 때까지 이 기조는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의원은 『자동차로 슈퍼301조를 얻어맞고 오염된 미국 쇠고기를 먹어가면서 동맹관계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