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의 첫번째 조건은 지식의 즐거움에 빠지는 것이요, 마지막 조건은 지식의 즐거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출판명문 갈리마르사가 펴낸 「발견 총서」(de'couvertes gallimard)는 호모 사피엔스를 위해 기획됐다. 옹달샘처럼 솟구치는 지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이집트 문명에서 현대 과학문명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문화와 예술 과학을 「때깔좋게」 정리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깊이와 밀도를 갖춘 글,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찍은 생생한 사진, 아무데나 가지고 다니며 부담없이 펼칠 수 있는 포켓북 스타일…. 갈리마르의 20년 정성이 담겼다. 꼭 한권의 책에 필요한 글과 사진, 그림정보를 잘 갈무리해 씹으면씹을수록맛이우러난다는 평이다. 각계의 전문가들도 찬탄했다. 「일찍이 책 한권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발견총서」는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화산처럼 폭발하는 예술가의 열정과 미지에 대한 인간의 도전, 과거의 시간 속에서 막 건져올린 인간의 「맨얼굴」. 첨단문명을 꽃피우기 위한 쉼 없는 쟁기질과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푸른 빛을 발하는 성좌에 대한 성찰 등등. 뿐인가. 신의 손길을 떠올리며 절로 탄성을 터뜨리게 되는 자연의 숨결이 함빡 배어 있다. 시공사가 이번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시리즈로 10권(제51∼60권)을 다시 국내에 선보였다. 고대 그리스의 선사학과 우주의 서사적인 여정, 그리고 인간을 위한 삶을 실천한 이들의 생애와 화가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크노소스―그리스의 원형 미노아 문명」은 20세기 고고학의 이상향 크레타섬을 다루고 있다. 1900년 영국 아서 에번스경의 과학적이고도 낭만 넘치는 발굴작업으로 에게문명을 「복권」시킨 과정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하늘의 신화와 별자리의 전설」은 우주의 창조신화를 매개로 하늘과 자연에 관한 웅대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고야―황금과 피의 화가」는 18,19세기 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고야의 정력적인 삶과 괴기스런 상상력으로 가득 찬 작품세계를 담았다.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