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아이스크림을 파는 큰 아들 걱정, 해가 쨍쨍 내리쬐면 우산장수인 둘째 걱정. 똑같은 날씨에 희비가 엇갈리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마엔 여름이 가도록 주름살이 지워질 줄 몰랐다. 하루하루의 날씨가 상품의 매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업종이었기 때문이다. 날씨를 미리 예측하는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생산량을 결정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날씨 정보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항공기나 선박의 운항, 관광산업 등 날씨와 직결되는 업종뿐만 아니다. 지금은 가전제품 의류 식음료품 시장 등에서도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날씨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맥주 소비량이 4% 증가한다」든지 「탄산음료의 매출이 급증하는 시점은 25도」라는 식이다. 그해의 기온이나 기상조건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은 이제 경영의 기본이다. 94년 일본기상청의 날씨 예측을 바탕으로 평년보다 에어컨을 대폭 늘려 생산했던 만도기계는 여름내내 휘파람을 불었다. 사상 유례없는 무더위에 에어컨이 없어서 못팔 지경이었다. 반면 평년 수준으로 생산했던 가전업체들은 뒤늦게 생산량을 늘리느라 부산을 떨었지만 품절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경제활동에 날씨 정보를 잘 이용해 성과를 거둔 좋은 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날씨정보 시장은 일찌감치 발달했다. 시장규모만도 매출액 기준으로 연간 3백억엔 이상이다. 일본기상협회(JWA) 웨더뉴스 등 30여개가 넘는 업체가 수요자들에게 날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곧 민간업체가 제공하는 기상정보가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 7월부터 국내의 민간업체도 관광 레저용 등 특수한 용도에 한해 기상정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날씨에 대한 원자료를 기상청에서 받아 수요자의 용도에 맞게 가공해 재판매하게 된다. 이제 「서울지역 비올확률 △△%」라는 식의 두루뭉실한 날씨 예보가 아니라 특정한 지역과 용도에 맞는 「날씨정보 맞춤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