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사망한 존 덴버는 70년대 「미국의 소리」였다. 미국의 70년대는 월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 등 악몽이 이어진 시기. 이런 시대 상황에서 존 덴버의 해맑은 미소와 미성은 아침이슬같은 청량제역할을 했다.
존 덴버는 타고난 자연주의자였다. 첫 히트곡인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71년)를 비롯, 「선샤인 온 마이 숄더」 「애니스 송」 「마이 스위트 레이디」 등은 자연 예찬과 인생, 사랑의 아름다움을 읊는 노래였다.
예명인 덴버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눈많은 고장 애스펜을 좋아해서 따온 이름. 존 덴버는 43년 12월31일 뉴멕시코에서 독일계 공군조종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69년 솔로로 데뷔한 뒤 71년 「테이크…」로 정상에 오른 뒤 10여년간 컨트리의 왕으로 불리며 록계의 엘튼 존과 쌍벽을 이루었다. 80년대 들어서는 우주비행과 환경보전, 사회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음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되풀이했으며 파란 하늘을 날고 싶어했다. 특히 86년 공중폭발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에 우주비행사로 탑승하려고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번에 직접 몰던 경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것도 비행에 대한 동경과 무관하지 않다.
덴버는 90년대 들어와서도 전세계를 순회하며 그린 콘서트를 열었고 열대우림보존 등 환경문제와 후진 양성에도 공을 들여왔다.
한편 덴버는 한국의 중년팬들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스타다. 그의 노래는 포크 음악과 함께 70년대 청년들의 목마름을 적셨고 89년과 94년 열린 두차례의 내한공연은 추억의 팬들이 물결을 이루었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