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발견」 브론넉 지음/황금가지 펴냄 내로라 하는 여성 전문직업인들의 은퇴가 잇따라 외신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아이의 생일파티를 비디오로 보는 일은 없으리라』는 다짐이 가슴을 울린다. 무엇이 그들을 되돌아가게 하는가. 현대사회는 여성에게 한꺼번에 많은 행복을 약속했다. 직업에서의 성공, 평등한 가정에서 누리는 화목 등등. 그러나 현실은…. 직장, 해결되기는커녕 끝없이 꼬리를 무는 과제들. 연체된 세금고지서. 집안에 쌓이는 먼지. 속을 썩이는 가족들. 차라리 폭발하든가 종적을 감춰버리고만 싶다. 『언젠가 나아지겠지…』 그러나 지금도 그 말을 되뇌던 지난번과 다름이 없다면, 여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엇때문일까. 『나는 일 중독자요 완벽주의자였다. 과연 나 자신을 상냥하게 대했던 적이 언제였던지 떠올릴 수 조차 없었다』 칼럼니스트 사라 본 브론넉은 말한다. 자신의 목표에는 직업상의 성취와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만 있었을 뿐 스스로의 행복은 빠져 있었다는 고백이다. 그의 책 「행복의 발견」(황금가지)이 번역 출간됐다. 9월부터 11월까지 매일매일의 날짜를 달아 칼럼형식으로 기록했다. 원제는 「단순한 풍요」(Simple Abundance). 13개국에서 출간되고 6개월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다시피 한 「성취」에의 집착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대신 진정한 행복을 위해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라고, 생활을 사랑하라고 호소한다. 작은 삶의 순간들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의 충고는 파격적이다. 일을 멈춰도 무리가 없는 날에는 「땡땡이」를 쳐보라고 권한다. 관광객처럼 한가로이 근처의 명승지를 거닐어 보거나 불시에 머리모양을 바꿔도 좋다. 하다못해 집에 틀어박혀 TV 연속극을 쳐다봐도 상관없다. 하루가 끝났을 때 시간의 제 쓰임새는 「영혼을 위한 배려」니까. 돈은 얼마나 벌면 될까. 저자는 단언한다. 「돈은 삶의 에너지와 바꾸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90달러짜리 블라우스가 당신 인생의 6시간과 맞먹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우리는 그동안 물건을 사기위해 자신의 시간과 자유를 팔아 온 것은 아니던가. 저자는 무엇보다 「개성있는 삶」을 찬미한다. 오래된 동화 「벨벳 토끼인형」의 줄거리를 빌려 저자는 말한다. 『진짜가 되는 방법은 우리의 개성을 찾아가는 겁니다. 다른 장난감들과 자신을 구분짓는 점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알아가면서 변신은 시작됩니다. 일상 생활의 사소한 순간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당신은 완벽한 진짜가 되는 것이랍니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