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도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왕실의 보석을 돌려달라는 엉뚱한 주장에서부터 과거 식민지시대의 학살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제의 보석은 1백48년전 영국이 인도에서 가져간 1백86캐럿짜리 다이아몬드로 왕관장식용으로 커팅돼 이제는 1백5.6캐럿이 됐다. 「코이누어」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이 보석은 1849년 영국군이 펀잡지역 무력진압 과정에서 전리품으로 가져간 후 영국왕실이 런던타워 금고에 보관해 온 것. 인도 펀잡지방의 농군 벤트 산다왈리아(71)라는 남자는 올초 엘리자베스여왕에게 코이누어 다이아몬드의 반환을 요구하는 편지를 띄웠다. 그는 자신이 시크교 페르시아왕국의 마지막황제인 듈립 싱에게 입양돼 이 왕국의 유일한 적통(嫡統)이라고 소개한 뒤 『코이누어가 반환된다면 이를 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여왕이나 영국왕실측은 심기가 편할 리 없다. 뿐만아니라 가는 곳마다 「잘리안왈라 바그 대학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부닥치는 것도 즐겁지 않은 일. 이 대학살은 1919년 인도 주둔 영국군이 잘리안왈라 바그에서 열린 평화적인 군중집회에 무차별 발포, 인도인 1천5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여왕은 결국 13일 대통령 주최 환영만찬에서 잘리안왈라 바그 사건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김승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