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남북경협 협력사업자로 지정됨에 따라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 기업이 북한의 토지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통일원이 14일 토지공사를 북한 나진선봉 지구내 2백만평 규모의 유현공단 조성사업을 위한 협력사업자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사업추진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내년부터 2000년까지 40만평을 시범단지로 조성키로 하고 가능하면 연내 실무자를 방북시켜 협의서 체결과 토질조사 측량 등과 같은 사전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용학(金龍鶴)토공 북한사업실장은 『북한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가능하면 조기에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실장은 또 『나머지 2,3단계는 1단계 시범사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규모와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공은 6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총사업비를 국제금융을 활용하거나 토지공사의 자체자금으로 조달하고 필요하다면 토지개발채권도 발행할 계획이다. 유현공단에는 국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임가공업체나 경공업업체 또는 물류관련업체를 위주로 유치하되 2,3단계 사업에선 중공업분야 관련업체들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분양률이 낮을 경우 외국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북한의 토지를 남한업체가 직접 개발하는 공단개발이 남북경협을 급진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국제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되는 경수로 사업과 달리 유현공단은 토지공사가 100% 단독투자, 추진하는 건설사업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