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벤처사업가가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밑바탕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윌리엄 밀러교수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벤처기업 성공전략에 대해 『몇몇 벤처기업의 성공담에 감탄하기보다는 벤처기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보통신 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의 벤처기업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은 세금을 낮춰주는 것이나 금융 혜택을 받기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스며 있는 상품이 많이 팔릴 수 있는 시장을 가장 원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상품을 만들면 팔린다는 믿음이 있으면 벤처기업은 불같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말레이시아나 대만에선 인터넷 사용료나 기본통신 서비스 요금을 크게 낮췄습니다. 일반인이 부담없이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토록 하자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쓰면 자연히 시장이 커지면서 벤처기업들이 다양한 정보통신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온라인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8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정보통신 육성정책에 관심을 갖고 말레이시아의 국가 정보화 정책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밀러교수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긴밀한 협조」가 한국의 정보통신 산업 발전에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환기자〉 ◇약력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64)는 5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해온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 스탠퍼드대 컴퓨터 산업 프로젝트 운영위원회 회장을 맡아 실리콘밸리의 초기 발전에 기여. 또 미국 국가과학위원회 위원으로 정보고속도로 건설에 참여. 현재는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 슈퍼 코리도(MSC)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