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의 보험금을 노리고 정부(情夫)와 함께 남편을 살해하려던 아내가 남편의 탄원 등으로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다. 남편의 용서로 제2의 삶을 살게된 주인공은 최모씨(40·여). 최씨는 지난 1월 카바레에서 만나 눈이 맞은 이모씨(35)와 함께 「남편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서 함께 살자」는 계획을 세웠다. 77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정한 직업도 없는 남편 이모씨(41)와 결혼, 남매(17, 15씨)를 둔 최씨였다. 그러나 10년 동안 생활비 한푼 보태주지 않고 외박까지 일삼는 남편이 죽도록 미웠기 때문이었다. 최씨는 5월21일 남편 명의로 3억원짜리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다음날 내연관계의 이씨가 알고지내던 남모씨(31) 등 2명에게 남편을 살해해주면 1억원씩을 주기로 하고 우선 착수금 1천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열흘 뒤 최씨는 『좋은 땅이 있으니 보러 가자』며 부동산 소개업자인 남편을 유인해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음이 약해진 최씨는 남씨 등에게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남씨가 앙심을 품고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 구속됐던 것. 뒤늦게 자신이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아내가 끔찍한 청부살해까지 생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편 이씨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눈물로 법의 관용을 호소했다. 서울지법 형사12단독 박정헌(朴正憲)판사는 14일 살인음모죄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박판사는 『최씨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청부업자를 동원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운 점으로 볼 때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최씨가 범행을 중도에 포기한데다 남편이 「화목한 가정을 이뤄 다시 아이들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며 탄원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박판사는 최씨가 『가정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자녀들을 돌보며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호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