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다닐 때 제 친구들이 저 못지 않게 아주 고리타분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무릇 글이란 손으로 써야 하느니…」하시며 과제물을 꼭 원고지에 써 오라는 교수님들이셨죠. 그런 과제물을 받을 때마다 친구들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 하더군요. 키보드를 위에서 한참 내려다보다 내가 찾는 키가 발견됐을 때 하늘을 빙빙 돌다 들쥐를 노리는 매처럼 검지손가락을 쏜살같이 내던지기를 1분에 두어차례. 그렇게 해서 문장 하나를 만드는데 적어도 5분 이상이 걸렸던 저는 이해가 안됐죠. 「도대체 얘들이 왜 이럴까, 난 원고지가 더 좋은데…」. 그런데 친구들은 그게 아니더군요. 『난 내 입에서 나오는 말과 같은 속도로 글을 쓰지 않으면 막 중간에서 헷갈려』 『맞아, 요즘 손으로 글 쓰는 사람이 어딨냐?』 「그래, 니들 잘났다, 잘났어…」. 그러나 이제는 다 옛날 얘기일 뿐이죠, 흐흐. 전 요즘 매번 아이디어 회의 때마다 제출할 자료를 「아래아한글」로 쳐서 제출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속도랑 쓰는 속도랑 같지 않으면 중간에 마구 헷갈리거든요. 아래아한글97을 가지고 「악필도 예쁘게 글 쓰는 법」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반드시 아래아한글97만을 가져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이전 아래아한글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혹시 지금 가지고 계신 아래아한글이 낡은 것이라도 낙담하지 마세요. 먼저 아래아한글을 실행시키려면 시작메뉴에서 「아래아한글97」을 선택하면 됩니다. 아래아한글97의 상표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고 최근 사용한 문서를 보여주는 창이 나타나죠. 여기서 「취소」를 누르면 텅 빈 화면이 하나 나타납니다. 이제부터 여기에 아무 글이나 쓰면 되죠. 위 여백 왼쪽 여백 오른쪽 여백이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저 쓰면 됩니다. 방금 쓴 글을 지우려면 「BackSpace」를 누르고, 낱말을 통째로 지울 때는 낱말의 첫글자에 커서를 놓고 「Ctrl」―「Delete」를 누릅니다. 한 줄을 다 지우고 싶으시다고요? 「Ctrl」―「Y」를 누르면 되죠. 「에구 에구, 괜히 지웠네??」. 「편집」에서「되살리기」를선택하거나 「Ctrl」―「Z」를 누르세요. ▼영문을 쓰려면〓「Shift」―「Space」나 「한/영」키를 누르세요. ▼빨리 치는 연습을 하려면〓시작메뉴에서 「한컴타자연습」을 선택하세요. 게임을 하면서 재미있게 타자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서경석(MBC개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