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정경제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강경식(姜慶植)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의 인책론을 제기하고 증시대책을 포함한 경제위기대책을 물었다. 비자금폭로와 관련한 금융실명제 공방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자민련 이인구(李麟求)의원은 『주가폭락으로 금융기관이 망하게 생겼는데 경제부총리가 한가하게 해외강연이나 다니고 도대체 무슨 짓이냐』며 강부총리의 집무자세를 비판했다. 신한국당 나오연(羅午淵)의원도 『강부총리가 시장원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경제현안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경제위기가 심화했다』며 정책당국의 무능을 지적했다. 국민회의 장성원(張誠源)의원은 『경제계와 국민들은 강부총리의 복지부동(伏地不動)과 태만을 이유로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국민회의 이상수(李相洙)의원은 『정부는 기아사태 처리과정에서 보여주었듯 경제의 후견 및 조정기능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강부총리는 답변을 통해 『투자심리 냉각으로 연이틀간 폭락한 주가는 17일 오전 다시 반등했지만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주민납치사건으로 오후장에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 뒤 『거시적으로 경제가 건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주가는 곧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의원이 『신한국당의 비자금폭로로 금융실명제가 붕괴됐다』고 따지자 강부총리는 『관련 사실을 알아보고 재경원이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답변, 문제를 피해갔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