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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결산]파행으로 끝난 「마지막 국감」

입력 | 1997-10-19 19:55:00


김영삼(金泳三)정부에 대한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8일 건설교통부 감사로 모두 끝났다. 올해 국감은 대선을 두달여 앞두고 시작돼 효율적 운영이 될지 처음부터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게다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비자금의혹이 중반에 터져 파행이 심했다. 국감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보다 초반부터 대선전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고 힘겨루기를 시작했던 여야는 지난 7일 신한국당이 국민회의김총재의비자금의혹을폭로한 후부터 국감장을 온통 「전장」(錢場)으로 뒤바꿔버렸다. 법사 정보 내무 운영 재경 통일외무위 등에서는 연일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여야의원들이 「육탄전」 일보직전까지 가는 사태도 적지 않아 수감기관의 장(長)이 말을 잊고 물끄러미 의원들의 거친 행동을 구경하는 진풍경도 적잖았다. 특히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대한 법사위 국감에서는 비자금 검찰수사 문제를 놓고 일대 격돌이 벌어졌다. 여당은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과 김종구(金鍾求)법무장관에게 즉각 수사착수를 요구했고 야당은 수사불가를 외치며 「외압」을 가했다. 김검찰총장은 「신중하게」라는 말만 연발, 「김신중총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상대 후보의 흠집내기는 조순(趙淳) 이인제(李仁濟)후보의 친정인 서울시와 경기도 감사에서 벌어졌다. 건교위의 여야의원들은 모처럼 한목소리로 두 후보의 재직시절 실정(失政)을 앞다퉈 질타, 「속이 보인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뒤바뀐 여야 관계도 올 국감의 특징중 하나. 국감초반부터 국민회의측은 폭로나 비난보다 대안제시에 역점을 두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또 공무원들에게 꼬박 「님」자를 붙여 여당연습을 한다는 말이 나돌았다. 예년 국감에서 야당측 전유물로 인식됐던 「한건주의」식 폭로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비자금정국에 돌입한 후 여야의 뒤바뀐 입지는 확연히 드러났다. 법사위에서 야당의원들은 철저히 검찰측을 옹호하며 싸고 돌았다. 반면 여당의원들은 「송곳질문」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법사위는 물론 재정경제원감사에서 여당의원들은 주가폭락과 기아사태 등 경제 실정(失政)을 놓고 강경식(姜慶植)부총리를 몰아세워 『야당보다 더한다』는 말을 들었다. 대부분 상임위가 여야의 정치싸움으로 얼룩졌지만 몇 상임위에서는 현안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였다. 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검출된 O―157 검출사건을 추궁한 농림해양수산위와 국산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슈퍼 301조 발동 대책을 따진 통상산업위 등이 「정책감사」의 체면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