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과학이란 자연 및 사회현상 등 모든 것이 상호관련돼 있어, 속성상 복잡하지만 일정한 질서가 있다는 합의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지난 7월 서울대에서 열린 「국제체계과학 학술대회」 준비위원인 외교안보연구원 박홍규(정치학·53)교수는 「체계(SYSTEM)」라는 개념이 19세기 다윈의 진화론에 뿌리한다고 설명한다. 사회를 인간과 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복잡한 환경과의 관계속에서 진화한다는 콩트 스펜서 등의 사회발전론에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만남이 시작됐다는 것. 이후 구조기능주의 창시자인 미국의 사회학자 탤콧 파슨스가 최초로 「체계」라는 개념을 사회과학에 도입, 이때부터 정치 경제 심리학 등 제반 사회과학에 쳬계개념이 광범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박교수는 최근 열역학개념을 가지고 사회주의 체계의 붕괴와 자본주의적 전환을 분석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정치불안정은 온도의 상승으로 분자활동이 활발해지듯 체제중압감의 상승과 이것이 분출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구조의 용량이 초과되면 내부의 에너지가 상승, 물리학적 진동이 시작됩니다. 이후 분자의 재결합처럼 사회구조가 재조정되고 발전합니다. 만일 이를 억압하면 사회에너지가 폭발, 혁명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박교수는 각 학문영역의 개념이 체계라는 용어로 통일될 수 있었던 것이 공동연구 수행의 촉진제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국가 제국 등 정치학용어가 「정치적 체계」라는 말로 통칭되는 식이다. 최근 복합성연구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 샌타페이연구소의 핵심연구원 등 전세계의 유명연구소장이 체계과학회의 회원이라고 한다. 박교수는 국내의 학제간 연구에 대해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