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 은퇴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들은 10대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우상이다. 끊임없이 복귀설이 나도는가 하면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음반이 최고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고 기업경영의 모범적인 사례로 연구될 만큼 「서태지와 아이들」이 몰고 온 파장은 아직도 크고 넓다. 「특종! 연예시티」는 지난달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꾼 10인」을 선정했다. 1위가 66.6%의 지지를 받은 「서태지와 아이들」. 이 프로는 19일 서태지가 일으켰던 사회현상과 그들의 등장과정,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 등을 소개하는 미니 다큐멘터리를 꾸몄다. 데뷔 초기 음악계의 비판적인 평가와는 달리 선풍을 일으켰던 이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고등학교 담임선생과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서태지의 고교시절 모습을 소개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몰고온 음악적 사회적인 영향에 대한 평가와 이들이 왜 기업경영의 사례로 연구되고 있는지에 대한 짤막한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이 코너는 짧은 방송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집중 소개」라기보다 뮤직비디오와 인터뷰 몇 꼭지를 조합한, 다소 썰렁한 기획이라는 느낌을 준다. 서태지가 남긴 음악적 사회적인 영향에 대한 평가 역시 비슷비슷한 내용을 「전문 음악 프로듀서」 「전문 음악 매니지먼트」하는 식으로 말만 바꾸어 소개하는데 그쳤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 단순한 인기가수를 넘어서서 10대들의 소외감과 분노를 대변하는 위치까지 점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전무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이 프로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불렸던 특출한 대중예술 집단의 면모를 짚어보지 못한 채 서태지 신드롬에 편승하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하고 말았다. 정통 연예 매거진 쇼를 표방하는 「특종! 연예시티」는 50분동안 10여개의 꼭지를 소화할 정도로 진행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지나친 겉핥기식 진행,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려는 노력 없이 이미 알려진 소식들을 되도록 짧게 많이 보여주는 「물량공세」방식은 오히려 지루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