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PC통신으로 펼치는 사이버토론은 지구촌 어디에서든 누구나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이버 토론은 한마디로 「말하는 동시에 기록으로 남는 역사(歷史)」다. 한번 꺼낸 말은 사이버공간에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훗날 누가 거짓을, 누가 진실을 얘기했는지를 문자대로 평가받게 된다. 그 역사는 곧 민의(民意)다. TV스튜디오나 밀실에 가려져 있는 토론장과는 달리 사이버공간의 토론은 누구나 서로의 의견을 듣고 보고 말하고 공감하거나 비판할 수 있다. 수많은 의견들이 사이버토론장으로 모이고 그 의견들은 다시 여론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이버 대선토론회는 그래서 후보들 사이에는 「가장 두렵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베일의 토론회」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사이버공간에서 혹독하게 쏟아질 질문내용이 도대체 어떤 것이 될지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누가 질문자로 나설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여론이 모아져야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이버공간은 특히 젊은 신세대가 중심이 되는 살아 움직이는 여론의 광장. 따라서 이전 공중파를 통해 본 토론회와는 달리 젊은이들이 그동안 궁금해했던 질문들이 여과없이 터져나와 후보들을 맹공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세기의 첫 대통령이 나올 이번 선거전은 21세기 경제와 사회 문화의 주축이 될 현재의 젊은층에 가장 큰 관심사다. 그래서 사이버토론회 이전부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4대 통신망의 열린 게시판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 선거에 관한 토론이 열기를 뿜고 있다. 후보들에게도 이번 사이버토론회는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우고 정보시대가 얼마나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를 몸소 인식하고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온라인 토론회라고 쉬이 여기는 후보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늘 그렇듯이 토론이 끝나자마자 후보들의 주장과 말과 태도가 어떤지를 사이버공간을 통해 낱낱이 평가하고 비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