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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남얘기 아니다…원貨가치 계속 하락

입력 | 1997-10-21 19:57:00


환율이 이틀째 폭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외환위기의 서곡(序曲)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외환위기란 원화가치가 폭락(환율폭등)하고 외국인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중앙은행이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상황. 최근 동남아 국가들이 이런 양상을 겪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 이같은 위기 조짐이 적잖게 나타나고 있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외환컨설팅업체인 핀텍의 배우규(裵禹奎)대표는 『금융기관들의 해외자금차입난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외환당국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져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철수도 지금처럼 외환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규모에 관계없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은 5월부터 7월까지는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8월 9백52억원 △9월 2천9백83억원 △10월 3천9백28억원 등 세달째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21일에는 하루 동안 8백59억원이 빠져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물량개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 수준을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도 외환시장의 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다. 독일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 미만으로 내려가면 국제 투기성 자금의 주시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대표는 『외환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합심해서 경제의 근본구조를 개선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인 S사의 한 딜러는 『외환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당 9백15원을 막겠다는 외환당국의 말만 믿고 달러를 팔았다가 손해봤다』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당국에 대한 불신감이 번져 결국 외환당국이 시장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 국제부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의 불안정은 시장 외적인 요인들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면서 외환위기를 막으려면 △기아사태 조기 해결 △외국인투자자금 유출 방지 △금융기관 부실화 방지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