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의 프로화가 요원하다. 농구의 프로리그 출범과 성공에 자극을 받아 추진돼 왔던 남자배구의 프로화 작업이 서두부터 교착 상태에 빠져 내년 프로리그 출범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현대자동차써비스 LG화재 고려증권 대한항공 등 남자실업 5개팀 단장들은 6월 회합을 갖고 프로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프로리그 출범을 위한 기본 방침을 정했으나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오관영 KBS 해설위원을 프로추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팀당 5천만원의 기금을 갹출하는 등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한배구협회와 별도로 프로위원회가 창설돼 프로리그가 운영되면 해당 프로팀이나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규정이 걸림돌로 등장했다. 이때문에 프로추진위원회가 대한배구협회의 산하 단체로 등록을 한 후 프로화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협회와 프로화추진위원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 열린 배구협회 2차 이사회에서도 프로화 문제가 거론됐으나 진척을 보지 못했다. 배구인들은 『배구가 가계약 등 현행의 스카우트 문제점을 해결하고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화를 서둘러야 하는데 협회는 실업팀의 움직임만 살피고 있어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