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이 이뤄지는 방법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 국제적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을 이용한 무역거래다. 이는 세계적 그물망으로 연결된 인터넷이라는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사이버마켓(가상공간시장)에 전시된 상품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서류나 절차에 따라 수출입 업무를 처리하는 무역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통적 무역거래에 비해 유통단계와 거래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등 큰 이점이 있다. 특히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생산하면서도 마케팅 능력이 없어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 시장은 인터넷을 아는 사람만 접근할 수 있고 아직 세계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성장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94년초 2천만명 정도였던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금세기말에는 2억여명에 이를 것이고 현재 소프트웨어 콤팩트디스크 서적 등 일부 품목에 국한된 거래도 그때는 6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5년경에는 세계무역량의 10%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볼 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은 것 같다. 인터넷 무역거래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해하는 사람이 많고 법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준비되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형성될 국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지난 7월 「범세계적 전자상거래를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인터넷을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할 것을 제창했고 이에 대한 국제협정을 12개월내 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 오는 12월에는 세계무역기구에다 이 문제를 정식 제의할 예정이다. 미국 주도의 이런 세계적 흐름을 우리가 역행하기는 어렵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경우에는 이익이 많을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정부는 미국측에서 제시하고 있는 원칙과 권고사항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전략을 짜고 법률 행정 측면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새로운 국제무역질서하에 기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좋은 사이버공간을 확보하고 인력개발 조직개편 업무권한이양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권태한 (광운대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