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이 가계에까지 바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환율이 뛰면서 이달 휘발유값이 ℓ당 17∼19원씩 오른데 이어 공산품값이 들먹거리고 각종 개인서비스요금 인상도 우려된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근로자들이 임금인상 자제로 고통분담에 동참한 터에 물가까지 불안해지면 서민가계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은 소비절약으로 경제난 극복에 협력하고 정부는 물가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달 생필품가격은 한해 전보다 5.1%나 올라 소비자물가상승률 4.2%를 훨씬 웃돌았다. 여기에 환율요인이 겹쳐 물가가 급등할 조짐이어서 큰일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상품가격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 원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공산품의 원가상승을 불러 가격인상으로 나타날 것은 뻔하다.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막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환율과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게 과제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일반 국민들부터 근검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지나친 수입상품 구매를 줄이고 해외여행도 자제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환율상승으로 환차손이 엄청난데다 가격인상 요인이 있겠지만 이를 모두 가격에 반영하기보다 원가절감으로 흡수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정부가 할 일은 태산이다. 10월의 공공요금이 1년 전보다 6.2%나 올라 물가인상을 주도한 것은 문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며 근로자에게 임금자제를 요구한 정부가 앞장서 공공요금을 대폭 올리는 건 말이 안된다. 공기업의 군살빼기 등 경영혁신으로 공공요금 인상계획을 조정해 가계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환율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업계의 가격인상 행위도 철저히 단속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