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전 세계 62개국에서 모인 1백여만명의 남성들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눈물로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기로 서약하는 이색 가두행진이 열렸다. 미국 역사상 최대 종교집회로 꼽히는 이 행사를 개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프로미스 키퍼스」(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의 랜디 필립스총재(45)가 극동방송(사장 김장환)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남을 돕고 남을 위해 헌신할 때 남성은 비로소 진정한 남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들이 가장의 역할과 위상을 되찾아 하나님이 세운 가정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개인주의 향락주의로 피폐한 도덕과 윤리를 바로세우는 것이 우리 운동의 목표입니다』 90년 빌 매카트니란 무명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시작된 「프로미스 키퍼스」는 「가정과 신앙에 충실하라」는 평범한 메시지로 일에 찌들려 가정을 잊고 있던 남성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7년만에 해외 6개국에 지부를 두고 1백만명이 동참하는 남성 평신도들의 도덕성회복운동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남녀의 차별성과 남성들만의 집회를 고집해 종교의 가면을 쓴 남성우월주의, 극우 보수 정치집단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필립스총재는 『남성기독교신자들이 소모임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를 논의하고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운동의 전개방식』이라며 겉으로 드러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진정한 모습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주한미군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필립스총재는 방한 기간에 국내 교계지도자들과 만나 지부 설립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