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중 일본군에 끌려가 한많은 생을 마친 위안부들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한 위령비가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도카시키(渡嘉敷)에 건립돼 9일 기념식이 열린다. 일본 시민자원봉사단체인 「아리랑 위령 모뉴먼트」(대표 기타 하마코·橘田濱子)가 주관한 위령비 건립을 위해 현지 주민들은 땅 5백㎡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일본 전역에서 1천만엔의 헌금이 걷혔다. 이 위령비는 91년 완성된 기록영화 「아리랑의 노래, 오키나와로부터의 증언」에 출연해 체험담을 털어놓았던 위안부 출신인 배봉기씨가 끝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숨진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증거도 없는 위안부를 위해 위령비를 세운다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속에서도 이 사업을 꿋꿋하게 추진해 온 기타대표는 『일본이 저지른 가해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고 반성하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막 행사에는 위안부였던 한국인들과 유족들도 참가한다. 〈도쿄〓윤상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