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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어제오늘]경기 광주「천진암」,한국천주교 성지

입력 | 1997-11-05 08:34:00


경기 광주군 퇴촌면 앵자산 자락에 감싸인 천진암(天眞菴)은 한국천주교의 발상지. 언덕 위로 우뚝 솟은 20여m 높이의 커다란 십자가가 이를 상징한다. 천진암은 당초 불교의 암자였다. 천주교가 들어오기 이전인 1779년 이벽(李蘗) 이승훈(李承薰) 정약용(丁若鏞) 정약전(丁若銓) 권철신(權哲身) 등 남인학자들이 모여 천학(天學)을 연구하면서 천주교 발상지로서 천진암의 역사가 시작됐다. 남인학자들은 당시에는 금기시됐던 △계급사회타파 △남녀평등 △일부일처제 △주1일 휴무제 등을 주창하며 1784년 한양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강학을 거듭하며 천학을 연구했다. 이로부터 2백년 뒤인 1978년 변기영(卞基榮·57)신부가 3천평의 땅을 매입, 이벽 정약전 이승훈 등의 묘소를 이장하면서 천진암은 오랜 망각에서 벗어나 역사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천주교측은 이후 13만평의 땅을 추가로 매입, 성지로 조성했다. 현재 천진암에는 대역사(大役事)가 한창이다. 15년간의 설계 및 터닦기공사를 거쳐 지난해 6월 대성당 본건물 공사가 시작돼 기둥뿌리 기초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대성당이 언제 완공될지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다. 바티칸 베드로대성당(설계 55년, 건축 3백30년) 독일 쾰른대성당(7백50년째 공사중)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사원(2백20년째 공사중)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가족성당(1백년째 공사중) 등과 같이 수백년간 신자들의 정성을 모아 완공한다는 목표만 있을 뿐이다. 3만평 부지에 연건평 9천3백여평, 최고높이 85m, 최대 수용인원 4만8천명 규모의 천진암대성당은 완공될 경우 세계 10대 성당에 오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0347―64―5953 〈광주(광주)〓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