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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농주/교수채용 남녀차별 없애자

입력 | 1997-11-10 07:46:00


미국의 어느 주에서는 대학이 교수 채용 때 여성을 3분의 1 이상 채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소위 마이너리티 시스템이다. 여성교수를 3분의 1 이상 채용하면 여러가지 지원을 해준다. 그래서 미국의 여성 교수 비율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여성교수 비율은 6.2%에 불과하다. 그나마 의식주와 간호 가정관리분야 교수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수한 여대생들이 석사 박사학위과정을 밟고 싶어도 교수자리 얻기가 힘들어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학사출신 여학생의 고용 현실은 어떤가. 16.8%가 임시직으로 취업하고 있다. 남학생에 비해 임시직 채용 비율이 높다. 이는 대졸여성의 취업구조의 질적 악화를 의미한다. 여기에다 대졸여성은 3차 산업에 53.5%가 취업, 취업영역의 편중현상도 심화되어 있다. 대학생 중 여학생 비율이 41%인데 50대 대기업의 여성 취업률은 12%안팎이어서 여대생의 대기업 입사가 정말 어렵다. 특히 불황으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일 경우는 여대생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서류심사에서부터 탈락되기도 한다. 석사출신 여성은 학사출신에 비해 일반 직업시장 진입이 더 어렵다. 기업들은 『학사 출신보다 고임금을 줘야 하고 「배운 여자」라서 기업에 심리적 부담이 된다』 『곧 결혼할 사람인데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까』라고 밝힌다. 무슨 특별한 대안이 없을까. 미국 기업은 서류제출시 사진 성별구분란이 없다. 그래서 미국 여대생들은 거의 남녀 차별없이 인터뷰까지 간다.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한다. 우리 기업들도 그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어떨까. 어렵사리 입사해도 문제는 있다. 결혼 출산 육아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면 많은 우수한 대졸 여성 인재들이 가정으로 되돌아가 회사에 복귀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공부하고 쌓아온 경력이 고스란히 묻힌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 대졸 여성 채용을 늘리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 문제는 대졸여성 고용 활성화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재취업 희망자를 그전 직장이 받아주는 재고용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기업이 대졸 여성들을 채용한 후 부서에서 잘 활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이 업무면에서 전문가가 되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수 채용시장에도 마이너리티 시스템을 도입,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농주(직업평론가·연세대 취업담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