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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의 내사랑 P씨]아직도 통신ID가 없다고요?

입력 | 1997-11-11 08:11:00


영화 「접속」보셨어요? 옛 애인을 못 잊는 라디오PD 한석규와 통신판매원 전도연의 애끊는 사랑 얘기. 한석규와 전도연이 마주 보고 웃는 마지막 장면에서 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신기하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끼리 좋아할 수 있다는 게. 물론 그 두사람이 만난 적은 있었죠. 지하철에서 바로 옆에 서 있기도 했고, 레코드가게와 영화관에서도 서로 쳐다보기도 했지만, 상대방이 PC통신에서 글을 주고 받는 사이인 줄은 몰랐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영화를 『여자들이나 좋아할 만한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장윤현감독도 가볍게 생각할 인물이 아니죠. 80년대에는 「인재를 위하여」 「오 꿈의 나라」 등 학생운동과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상당한 문제작들을 만든 사람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90년대 컴퓨터가 일궈 놓은 새로운 문화를 제 때 화면에 담았기 때문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 날카로움이 거의 제 수준과 비슷해 보입니다 푸헐헐∼:). 이 영화가 뜨면서 요즘 PC통신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죠. 전 이미 4년 전부터 통신을 하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마치 PC통신이 전화를 대신해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인 것처럼 착각하기 딱 좋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흔히 PC통신을 「정보의 창고」라고 하죠. 요즘 대부분 회사나 관공서는 PC통신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PC통신에 각종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회사를 꾸려가는 「정보제공회사」(IP)도 5백개가 넘죠. 예들 들어 경부선 새마을호 열차 시간표가 궁금하다면 PC통신에서 철도청이 제공하는 정보를 찾아보면 되고, 「접속」의 상영시간표가 궁금하신 분은 각종 영화 관련 단체가 제공하는 각 극장별 시간표를 보면 됩니다. 서울에 앉아 부산에 사는 사람과 바둑을 두기도 하고 은행에 예금한 돈을 다른 사람의 통장에 보내줄 수도 있죠. 「접속」에서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고받는 전자우편이나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채팅」은 PC통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PC통신을 하려면 먼저 전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비롯해 「잠못이루는 밤」 「새롬데이타맨」 「하이퍼터미널」 「한네트」 등을 많이 씁니다. 그 다음에는 통신서비스에 가입해야 합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서비스에 전화를 하거나, 이미 프로그램이 있으신 분은 바로 컴퓨터로 「접속」을 한 뒤 사용자번호에 「guest」라고 입력하고 통신상에서 가입서를 작성하면 바로 「네티즌」이 되는 겁니다. ▼어디에 전화를 할까요 △하이텔 080―022―1410 △천리안 080―023―0220 △나우누리 02―590―3800 △유니텔 02―5220―114 서경석(MBC코미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