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하락 MBC―상승 SBS―보합.지난달 25일 SBS를 끝으로 마무리된 TV 3사의 가을개편 「성적표」다. KBS 1TV는 일일극 「정 때문에」 「9뉴스」 「스포츠뉴스」 등 밤8시30분부터 10시대까지 평일 골든타임대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바람에 밀려 시청률 순위가 내려앉았던 「정 때문에」가 1위에 복귀했고 「9뉴스」는 MBC 「뉴스데스크」에 비해 10%포인트 안팎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KBS의 딜레마는 광고방송을 하는 2TV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트콤의 전진 배치와 「토요일 전원출발」의 2시간 확대, MBC를 겨냥한 맞편성 등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모험을 감행했지만 효과가 없다. 평균 시청률에서 SBS와 꼴찌를 다투고 있어 공영성과 시청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이에 비해 MBC는 드라마에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승부처인 주말 시간대에서 「그대 그리고 나」가 KBS2 「파랑새는 있다」를 앞섰다. 특히 완성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시청률을 보여 불가사의하다는 말을 듣는 「예감」(월화)과 「영웅신화」(수목) 「베스트극장」(금)으로 이어지는 평일 밤10시대 드라마띠의 선전이 돋보였다. SBS는 교양의 강화와 파격적 편성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일요일 밤 7시대에 배치된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 안팎의 시청률로 선전하고 일일극 「지평선 너머」가 비교적 큰 스케일로시선을끄는게 위안거리. 관심을 모았던 김수현 드라마 「사랑하니까」도 10%대의 시청률로 아직은 기대치를 밑도는 편. 그러나 TV 3사의 개편은 이같은 시청률 부침에 관계없이 볼거리에서 더 빈약해졌다는 평가. 단막극장 등 비슷한 성격의 프로가 맞편성되고 인기가 있다 싶은 프로의 「베끼기」 경쟁으로 3사가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