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회가 방영되는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밤 11.30)에 정주영현대그룹, 구자경LG그룹 명예회장 등 재벌총수가 잇따라 출연키로 돼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프로는 정주영, 구자경편에 이어 고난을 딛고 성공한 사회 각계의 유명인사들을 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정주영의 성공비결 다섯가지」라는 제목이 붙은 첫회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재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로 재연하고 인터뷰를 곁들인다. ○…지금까지 재벌총수의 TV 노출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왔다. 9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정명예회장이 홍보를 위해 TV에 등장했던 것을 빼면 뉴스에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 방송사의 인물다큐도 KBS1 「사람과 사람들」이나 과거 인기리에 방영된 MBC 「인간시대」처럼 평범한 소시민의 삶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때문에 방송가에서는 현대 LG 등 두 재벌에 대한 다큐가 일방적인 미화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모시기 힘든 두 사람이 순순히 TV 나들이에 나선 것도 이같은 우호적 입장이 이미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책임프로듀서인 장태연팀장은 『전기형식이라면 인물의 공과(功過)를 균형있게 취급해야 하지만 성공에 초점을 둔 다큐여서 현재 방식으로 무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재벌로 상징되는 거대한 부를 바라보며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한다』면서 『방송사가 이같은 시청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