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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어제오늘/안양유원지]60년대 가족나들이 인기

입력 | 1997-11-17 20:34:00


「경성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 승지(勝地)는 많은데 수영장은 별로 없다. 안양은 곳곳에 녹음이 무성하여 하기(夏期)는 각 학생의 림간(林間)학교 피서지로 유명할 뿐더러 추기(秋期)에는 관풍습률(觀楓拾栗)의 승지로 이름있는 곳인데 겸하여 수영장이 완성되면 금상첨화로 안양 일대는 관악산 아래에 낙원지가 되어 지방 발전은 더욱 번영하리라고 한다」. 1932년 7월21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안양유원지 관련기사이다. 수영장이 드물었던 당시 관악산과 삼성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삼성천의 깨끗한 물로 안양유원지내에 수영장을 세웠다는 내용이다. 돌과 물이 좋아 석수(石水)수영장으로 이름 짓고 임시열차를 운행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후 60년대 안양유원지(비산공원)는 관광지로 지정돼 개발이 본격화했다. 안양의 명물이었던 포도의 계절이 되면 대학생들의 미팅장소로 애용됐으며 별달리 갈 곳이 없었던 시절 가족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안양유원지는 상당히 붐볐다. 그러나 주변이 개발되면서 계곡물이 줄기 시작한데다 안양유원지 일대가 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뒤 쇠락하기 시작, 요즘은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다 자체 브랜드를 가진 포도주공장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주변의 포도밭도 택지개발과 함께 완전히 사라졌다. 현재 2㎞ 남짓한 골짜기에는 서울대 수목원과 기아그룹연수원 대형풀장 등이 있으며 산쪽으로 올라가면 염불암 불성사 삼막사 연주암 등이 자리잡고 있다. 〈안양〓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