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극단 「작은 신화」가 만든 「햄릿」에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같은 대사는 나오지 않는다. 우유부단형의 햄릿이 아니라 온갖 행동을 저지르는 햄릿, 그래서 고민하는 청년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찻집에서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는, 90년대말 젊은 세대의 초상이기 때문에.19일∼12월6일 서울 장충동 여해문화공간에서 공연하는 「고전 넘나들기」는 고전을 지금, 이 시대, 우리 시각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자리다. 26일까지의 첫무대 「맥베드」는 에로틱 스릴러 같은 분위기.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앉은 「욕망의 소리」를 쫓다 파멸하는 맥베드는 악인이라기보다는, 그 또한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맥베드부인은 도덕과 질서를 어겨서라도 욕망을 성취하려는 「남성성」의 소유자. 마녀들은 맥베드 내면의 분열된 소리로 표현된다. 김동현 연출. 28일부터 이어지는 「햄릿」에서는 걷는 행위, 상체의 움직임 등 배우들의 신체행동이 도드라진다. 「보여주기」와 「지켜보기」를 교차 대비시켜 우리가 아무런 비판없이 그저 수용하고 행동했던 많은 일들이 과연 옳기만 했던가 생각케 한다. 반무섭 연출.평일 오후7시반, 토일 오후3시 6시. 02―764―3380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