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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영혁신」배경 파장]반도체-금융 위축에 위기감

입력 | 1997-11-26 19:53:00


창업 이래 처음인 급여삭감과 조직축소 등을 담은 삼성그룹의 경영혁신방안은 심각한 위기감에서 마련된 자구책이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생존전략이다. 위기감은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지원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여건이 악화된데서 비롯됐다. 삼성 내부에선 자동차사업의 대규모 자금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금융부문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대책 마련의 배경. 계열사별로는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2천9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일부 계열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게다가 자동차사업에 지금까지 2조6천억원을 쏟아부었으며 2002년까지 1조7천억원을, 2010년까지 5조7천억원 등 모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반도체가격 폭락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못한 형편. 그룹의 자금줄인 삼성생명도 최근 금융위기에 따라 수익이 위축된 상태다. 이미 초긴축경영 방안을 마련중인 재계는 삼성의 발표에 자극받아 한층 강력한 비상경영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현대 LG 대우 선경 등도 인력감축 경비절감 한계사업정리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곧 내놓아 재계 전체가 본격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조직 30% 축소 방안은 충격적』이라며 『삼성 사례를 계기로 다른 그룹 구조조정도 훨씬 강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우그룹의 경우 다음달 해외파견 인사 폭과 강도가 더욱 강해질 전망.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연봉제 도입을 신호탄으로 재계 전반에 성과급 위주의 연봉제가 훨씬 빠르게 번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래정·이희성·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