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진영은 잔뜩 고무된 표정이었다. 선거운동개시 직전 2위권 탈환에 성공함으로써 막판 대역전극의 전기(轉機)를 잡았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후보진영은 3파전의 대선구도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후보와의 양자대결로 압축될 경우 반DJ세력의 결집에 성공, 충분히 「막판뒤집기」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후보진영은 선거운동 개시에 맞춰 당내 기간조직을 「전시(戰時)동원체제」로 전환했다. 이미 지구당별로 선대위체제를 발족, 바닥표를 훑기 위한 「보병전」에 돌입한 상태다. 그동안 당내 분란으로 「올스톱」 상태였던 여권의 공조직을 본격 가동할 경우 적지 않은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이후보진영은 보고 있다. 이후보진영은 선거기간중 국면반전을 노리는 「폭로전」이나 「깜짝쇼」식 카드는 쓰지 않을 방침이다. 미디어정치가 확산됨에 따라 과거 여권의 전유물이었던 세몰이 유세와 「북풍(北風)」 등이 더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할수록 야권의 정권교체요구보다는 국정을 책임지는 다수당에 쏠리는 표성향에 따라 「한나라당이 안정감있는 주체세력」임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전략을 세웠다. 「안정이냐, 개혁이냐」의 갈림길에서 유권자들이 택할 길은 분명하다는 게 이후보측의 생각이다. 특히 경제난극복이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조순(趙淳)총재를 적극 활용, 「경제해결사」로서의 이미지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타 후보진영이 쟁점화하려고 하는 이후보 신상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은 대부분 한번씩 걸러진 것이어서 득표전의 큰 변수가 되지못할 것이라는 게 이후보측의 판단이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