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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돈에 초연해야 진정한 스타…사인회만 1억 이상

입력 | 1997-11-26 19:53:00


박찬호는 야구선수인가, 사업가인가, 아니면 탤런트인가. 박찬호는 고국방문 2주만에 1억수천만원을 벌었다. 본업인 야구와 기업광고 CF출연 수입을 제외하고도 이만큼 벌었다. 명퇴와 정리해고의 불안감으로 「불황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평범한 월급쟁이들로서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액수다. 박찬호는 현대백화점 사인회를 통해 현대측으로부터 모두 4천만원(압구정 천호점 각각 1천5백만원, 부산점 1천만원)을 받았다. 박찬호는 또 16일 삼보컴퓨터가 주최한 팬과의 만남의 행사, 18일 광주 24일 대전매장 사인회로 총 6천만원을 받았다. 방송출연료도 짭짤하다. SBS TV 2개프로에 각 5천달러씩 1만달러(약 1천1백만원)를 받기로 하고 출연했고 MBC TV 「아침생방송 임성훈입니다」에는 1시간 동안 출연, 3천달러(약 3백30만원)를 받았다. 이 프로에 2시간 동안 출연했던 대선주자들이 50만원씩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다. 박찬호는 이번 수입의 대부분을 박찬호장학회(기금 1억원)와 모교인 공주중고교 후원금(각 1천만원)으로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원 김명성씨(34)는 『자기 것은 미리 남겨놓고 남은 것으로 봉사하겠다면 뭔가 우습다』며 『팬사인회도 기업의 돈을 받지않고 보다 순수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인당 5만원의 입회료를 받은 야구교실과 이번에 2만원짜리 야구공을 산 팬들에게만 사인을 해준 것이 그 예. 박찬호는 17일 SBS이홍렬쇼 녹화현장에도 약속시간보다 3시간 이상 늦었다. 이 바람에 2백여 방청객들은 박찬호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프로는 곧 돈이라는 등식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스포츠 스타라면 때로는 돈에 초연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다면 자기희생도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박찬호의 열렬한 팬이라는 한 독자는 전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기에서 박찬호 못지않은 월드컵축구대표팀의 차범근감독과 주니치 드래건스의 선동렬. 이들이 조용히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이유를 박찬호는 되새겨봐야 할 것같다. 〈김화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