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태어난 7쌍둥이와 6쌍둥이를 맞는 미국인들의 대접이 크게 달라 피부 색깔에 따른 차별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19일 세계 최초로 7쌍둥이를 무사히 출산한 백인 매코이 부부는 밀려드는 선물 공세로 백만장자가 부럽지 않게 됐다. 침실 2개의 비좁은 집에 살던 부부에게는 아이오와주 주지사와 한 건설업체가 넓은 새집을 지어주고 가전제품도 모두 갖추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7쌍둥이의 아버지가 다니는 시보레자동차에서는 대가족에게 15인승 대형 밴을 선물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산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모두 무사히 크면 당신은 미국최고의 매니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고 1백25만달러로 예상되는 아이들의 병원비는 보험회사에서 4천달러만 제외하고 모두 부담키로 했으며 미주리대 등 2개대학은 아이들의 평생교육비를 약속했다. 16년간 주스를 공급하겠다는 업체는 물론 기저귀 옷 침대 유모차 베이비푸드 장난감, 심지어 체온계까지 각종 선물이 쇄도하고 있다. 7쌍둥이 출산스토리의 독점권을 두고 미국언론들이 제시하고 있는 출연료도 「상당한 액수」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워싱턴의 톰슨 부부는 흑인 최초의 6쌍둥이를 낳기는 했으나 아이들을 키울 걱정때문에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약간의 의류와 7천달러의 성금이 전부. 워싱턴지역 여성단체가 미국내 10대 자동차업체에 지원을 호소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물론 클린턴 대통령의 축하전화도 없었다. 톰슨 부부는 『그나마 매코이네 쌍둥이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뒤늦게나마 약간의 관심이 기울여져 감사하다』고 말했으나 씁쓸함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