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부터 시행중인 교장임기제를 고쳐 연임제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4년 임기에 1차에 한해 중임토록 한 교장임기제는 수많은 여론의 검증을 거쳐 법률로 정하였다. 이 제도를 완전하게 적용하기도 전에 개선이니 연임제니 하는 것은 수많은 일선교사들을 우롱하고 실망을 주는 발상이다. 불가피한 문제가 있어 보완한다면 모르지만 보완이 아닌 전면폐지나 다름없는 연임제를 실시한다면 교사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다. 이에 반대하는 운동도 예상된다. 교장임기제는 일부 교장들이 처음부터 반대했고 또 반대 여론을 계속 형성하여 왔다. 반대를 위해 로비활동을 한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교장임기제는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훨씬 많다고 확신한다. 현직 교장들은 한번 확보한 자리를 정년 때까지 유지하고자 하겠지만 「물이 한곳에 오래 머물면 썩는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사고도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 발전이 없고 구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현직교사들은 교장의 단임 임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교직이 전문직으로서 대우가 보장되고 교장이 임기를 마친 뒤 평교사가 되는 것을 대단히 자연스럽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교육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대학교 총장이 평교수로 돌아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한 대책이 바로 수석교사제도라고 생각한다. 80년대부터 정부가 실시한다고 약속한 수석교사제도가 흐지부지 지연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고 있다. 이 제도를 일부 보완 실행하여 교장의 임기가 끝나면 수석교사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든지, 아니면 명예로운 퇴임을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제도는 심각한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안이기도 하다. 일부 교장들은 중임제를 폐지해야 하는 근거로 무소신과 무능력의 학교 경영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과거의 「교장선생님」도 옛 동료교사로 돌아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때 비로소 교육이 바로 서고 교사들의 사기가 높아질 것이다. 또 일반 사회인들도 교직을 정말 전문직으로 생각할 것이다. 만일 교장임기제의 폐지나 다름없는 연임제로 말미암아 대규모 반대운동이 전개된다면 교육계로서는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책임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을 편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신반우